금융취약성지수
FVI · Financial Vulnerability Index
금융안정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금융시스템 내 잠재하고 있는 취약성(vulnerability)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중장기 금융안정 리스크를 측정하는 금융안정 관련 지수이다. 금융취약성지수(FVI; Financial Vulnerability Index)는 구체적으로 자산가격의 과도한 상승, 신용축적 심화 등으로 인한 금융 불균형과 대내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복원력(resilience)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금융안정과 관련한 전반적인 취약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금융시장 가격변수 변동, 경제주체 심리 변화 등 금융·경제 상황의 단기적 변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금융불안지수(FSI)를 보완하는 성격의 지수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와 더불어 2021년 6월부터 금융취약성지수를 편제해오고 있으며, 금융취약성지수의 추이는 과거 위기 전후 우리나라의 금융취약성 수준을 비교적 정확히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이해하기
금융취약성지수는 지금 시장이 흔들리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충격이 왔을 때 금융시스템을 크게 무너뜨릴 약한 곳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재는 한국은행의 지수입니다.
왜 따로 필요할까요? 금융위기의 씨앗은 대개 시장이 조용하고 낙관적일 때 뿌려집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빚이 쉽게 늘어나는 시기에는 시장 변동성이 낮아 단기 불안 지표가 낮게 나오지만, 그사이 부담은 커집니다. 시장의 출렁임을 보는 금융불안지수만으로는 이런 위험을 놓치기 쉬워서, 이를 보완하려고 만든 지수입니다.
지수는 두 쪽을 함께 저울질합니다. 한쪽은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오르거나 빚이 소득보다 빠르게 쌓이는 '불균형'이고, 다른 쪽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손실을 견딜 자본과 여유 자금을 얼마나 갖췄는지를 뜻하는 '복원력'입니다. 불균형이 커도 완충력이 두꺼우면 취약성은 덜하고, 불균형이 크지 않아도 완충력이 얇으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도 비슷한 지수를 만들어 씁니다. 한국은행이 이 지수를 과거로 거슬러 계산해 보니 지난 위기 앞뒤로 우리 금융시스템이 약해졌다가 회복한 흐름이 비교적 잘 드러나, 위기를 미리 대비하는 판단 자료로 삼습니다.
예를 들면
가계부채가 해마다 10%씩 늘어나는데 가계소득은 4%만 늘고, 집값도 3년째 연 10% 넘게 오르는 시기를 생각해 봅시다. 같은 기간 은행의 자본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면 불균형은 커지고 완충력은 제자리라 금융취약성지수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주가와 환율이 잠잠하면 금융불안지수는 낮게 머물 수 있습니다. 두 지수를 함께 봐야 '겉은 조용하지만 속은 약해지는' 상황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