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태평양중앙은행기구

EMEAP · Executives’ Meeting of East Asia and Pacific Central Banks

EMEAP(Executives’ Meeting of East Asia and Pacific Central Banks)는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중앙은행 간의 협력을 증진하고 회원국의 금융·경제에 관한 정보교환을 위해 1991년 설립된 중앙은행 간 협력체이다. 회원은 한국, 호주,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11개국의 중앙은행이다.

초기에는 임원회의 중심의 비공식적 모임이었으나 급변하는 세계 금융환경하에서 금융위기의 사전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중앙은행 간 긴밀한 정책협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실질적인 정책협의체로 발전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역내 금융·경제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현안에 대해 공동 연구하는 가운데 통화금융안정위원회를 통해 위기관리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 중앙은행이 출연하여 역내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아시아채권펀드(ABF)를 조성함으로써 역내 채권시장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조직은 총재회의, 임원회의, 통화금융안정위원회, ABF 감시위원회, 아시아채권지수펀드(PAIF) 감독위원회 및 실무협의체로 구성된다. 한국은행은 창설회원으로서 모든 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EMEAP는 한국은행을 포함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앙은행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경제 사정을 알리고 위기에 함께 대비하는 모임입니다. 영문 이름의 'Executives' Meeting'은 각 중앙은행의 부총재·임원급이 모이는 회의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격식 없이 서로의 사정을 듣는 자리로 시작했습니다.

모임이 정책을 함께 다루는 쪽으로 커진 까닭은 금융위기가 국경을 쉽게 넘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에서 외국 자금이 급히 빠져나가면, 투자자들은 비슷해 보이는 이웃 나라에서도 돈을 거둬들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서로의 시장을 지켜보며 이상 신호를 나누고, 위기가 닥쳤을 때 누가 무엇을 할지 미리 맞춰 두는 장치를 운영합니다.

채권펀드를 만든 데에도 같은 고민이 깔려 있습니다. 이 지역 기업과 정부가 자국 통화로 오래 빌릴 수 있는 채권시장이 얕으면, 달러로 짧게 빌린 돈에 기대게 되고 그 돈은 위기 때 한꺼번에 빠져나갑니다. 회원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일부를 모아 역내 채권을 사 주면 이 시장에 꾸준한 투자자가 생기고, 여러 나라 채권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지수펀드는 일반 투자자도 이 시장에 들어올 길을 열어 줍니다.

조직은 층으로 나뉩니다. 총재들이 큰 방향을 정하고, 부총재급 회의와 위기 대응을 맡은 위원회가 실제 협조를 조율하며, 펀드마다 따로 둔 위원회가 운용을 감독하고, 실무 모임이 결제·시장·은행감독 같은 분야의 세부 과제를 맡습니다. 한국은행은 처음 만들 때부터 회원이라 이 모든 단계에 참여합니다.

예를 들면

회원 중앙은행 11곳이 외환보유액에서 모두 11억 달러를 모아 채권펀드를 만들었다고 합시다. 실제 ABF처럼 채권시장이 이미 큰 일본·호주·뉴질랜드를 빼고 나머지 8개 시장에 나눠 넣으면, 한 시장에 평균 약 1억 3,750만 달러씩 그 나라 통화로 발행된 국채 등을 꾸준히 사 줄 투자자가 새로 생깁니다. 외국 단기자금과 달리 중앙은행들이 오래 묻어 두기로 한 돈이라, 위기가 와도 급히 빠져나갈 걱정이 적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