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준비자산제도

지급준비자산제도란 한국은행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금융기관에 대하여 예금지급준비금과는 별도의 지급준비자산을 보유하게 할 수 있는 제도(「한국은행법」 제63조)이다. 지급준비자산에는 현금, 국채, 정부보증채 및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등이 있다.

원래 동 제도는 전통적인 예금지급준비제도를 보완하는 한편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국채 등 유가증권을 보유토록 함으로써 국채 등에 대한 수요를 강화시켜 공개시장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통상 지급준비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유가증권 등으로 보유하게 되면 수익이 발생함에 따라 지급준비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제고될 수 있고 지급준비금 보유의무가 없는 비은행금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동 제도는 채권시장의 유통물량을 축소시키는 등 금융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금융시장 여건을 면밀히 고려하여 시행되어야 한다.

쉽게 이해하기

지급준비자산제도는 한국은행이 필요하다고 볼 때 금융기관에 현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한 자산을 따로 일정량 들고 있으라고 요구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은행이 예금의 일부를 한국은행에 맡겨 두는 지급준비금과는 별개의 장치이고, 대상으로 꼽히는 자산도 현금 외에는 정부가 발행하거나 보증한 채권, 한국은행이 발행한 증권처럼 떼일 걱정이 거의 없는 것들입니다.

먼저 지급준비금의 속사정을 보면, 은행은 예금 인출에 대비해 받은 예금의 일정 비율을 한국은행 계좌에 넣어 두어야 하고 이 돈에는 보통 이자가 붙지 않습니다. 그 돈을 대출이나 채권에 썼다면 벌었을 이자를 포기하는 셈이라 은행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됩니다. 같은 안전판을 이자가 나오는 국채나 통안증권으로 채우게 하면 은행은 수익을 얻으면서도 급할 때 쓸 자산을 확보하게 되어 재무 사정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도입 목적의 다른 축은 공개시장운영입니다. 한국은행은 국채나 통안증권을 사고팔아 시중의 돈의 양과 금리를 조절하는데, 이런 증권을 찾는 곳이 적으면 이 방식이 잘 먹히지 않습니다. 금융기관이 이런 증권을 꼭 갖고 있게 하면 꾸준한 수요가 생기고, 한국은행이 거래할 상대와 바탕이 마련됩니다.

형평의 문제도 있습니다. 지급준비금은 은행에만 매겨지므로, 예금과 비슷한 상품을 파는 비은행 금융기관보다 은행이 불리해집니다. 부담을 이자 나오는 자산으로 돌리면 이 격차가 줄어듭니다. 다만 금융기관이 사들인 채권을 만기까지 쥐고만 있으면 시장에서 사고팔 물량이 줄어 거래가 뻑뻑해질 수 있으므로, 언제 얼마나 시행할지는 시장 사정을 보며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어느 은행이 안전판으로 2,000억 원을 더 쌓아 두어야 한다고 합시다. 이 몫을 이자 없는 지급준비금으로 쌓으면 한 해 이자는 0원이지만, 지급준비자산으로 연 3% 국채를 들고 있게 하면 2,000억 × 3% = 60억 원의 이자가 생깁니다. 은행으로서는 같은 의무를 지면서도 60억 원만큼 비용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