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형결제시스템
Hybrid Settlement System
혼합형결제시스템(Hybrid Settlement System)은 신용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실시간총액결제방식의 장점과 결제유동성을 절약할 수 있는 차액결제방식의 장점이 결합된 거액지급시스템을 말한다. 혼합형결제방식은 차액결제를 영업시간이 끝난 이후 특정 시점으로 이연하지 않고 영업시간중에 수시로 수행함으로써 참가기관의 자금부담과 결제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일중에 결제완결성을 보장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혼합형결제시스템은 2000년대 들어 도입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금융 및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가 확대되면서 금융기관들의 결제유동성 부담도 늘어나자 신용리스크 제거와 결제유동성 절약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혼합형결제방식이 새로운 결제방식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한은금융망 재구축 사업에 착수하였으며 2009년 4월에 혼합형결제방식을 반영한 새로운 거액지급시스템을 가동하게 되었다. 2009년 4월 동 결제방식 도입 당시에는 양자간 및 다자간 동시처리 유동성절감방식을 채택하였다가 2020년 10월 차세대 한은금융망 가동 이후에는 시스템 부하를 가중시키는 ‘양자간 동시처리방식’을 폐지하고 ‘다자간 동시처리방식’만을 운영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혼합형결제시스템은 은행끼리 큰돈을 주고받을 때, 한 건씩 바로 결제하는 방식과 여러 건을 모아 상계하는 방식의 장점을 섞은 결제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운영하는 한은금융망이 이 방식을 씁니다.
두 방식은 서로 반대의 약점을 지닙니다. 한 건씩 전액을 바로 옮기는 방식은 보낸 즉시 끝나므로 상대가 망해도 떼일 걱정이 없지만, 보낼 때마다 그 금액 전부가 계좌에 있어야 해 은행들이 큰 잔액을 쌓아 두거나 들어올 돈을 기다리며 줄줄이 멈추기 쉽습니다. 하루치를 모아 마감 뒤 차액만 옮기는 방식은 필요한 돈이 훨씬 적지만, 마감 전까지는 결제가 끝난 것이 아니어서 그사이 한 은행이 무너지면 다른 은행들이 받을 돈이 꼬입니다.
혼합형은 상계를 하루 끝까지 미루지 않습니다. 대기 중인 지급 지시를 낮 동안 수시로 모아 서로 맞물리는 것을 찾아 차액만 옮기고, 옮긴 순간 결제를 확정합니다. 적은 돈으로 많은 지급을 처리하면서도 결제가 한낮에 바로 끝나니 마감까지 위험을 안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맞물리는 지급을 찾는 방법에는 두 은행 사이만 보는 양자간과 여러 은행을 한꺼번에 보는 다자간이 있습니다. A가 B에게, B가 C에게, C가 A에게 보내는 것처럼 돈이 고리 모양으로 돌면 양자간으로는 상계할 짝이 없고 다자간으로만 풀립니다. 우리나라는 처음에 두 방식을 함께 돌렸지만, 시스템 처리 부담을 키우는 양자간 방식을 접고 다자간만 남겼습니다.
예를 들면
A은행은 B은행에 100억 원, B은행은 C은행에 80억 원, C은행은 A은행에 90억 원을 보내야 하는데 세 은행 모두 보낼 돈 전액만큼의 잔액은 없어 지급이 대기 중입니다. 건별로 전액을 옮기려면 세 은행이 각자 보낼 돈 전부, 합쳐 270억 원이 필요합니다. 다자간으로 맞춰 보면 A는 100억 원을 내고 90억 원을 받으니 10억 원만, C는 90억 원을 내고 80억 원을 받으니 10억 원만 내고, B는 20억 원을 받습니다. 실제로 움직이는 돈은 20억 원이고, 세 건이 그 자리에서 한꺼번에 확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