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태화정책
Sterilization Policy
수출입 거래나 국경 간 자본유출입 거래는 국내은행을 통해 국내통화로 전환되며 이에 따라 국내통화량이 변동하게 된다. 이러한 통화량의 변동은 금리와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불태화정책(Sterilization Policy)이란 이처럼 해외부문으로부터의 외화유입으로 인해 본원통화가 증가하고 그 결과로 금리나 물가가 중앙은행이 목표한 바와 다르게 변동할 우려가 발생할 경우, 중앙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이나 지급준비율 조정 등을 통해 본원통화의 증가를 상쇄시키는 정책을 말한다. 따라서 불태화정책의 수단은 일반 통화정책과 같지만 그 목적이 해외부문에서 비롯된 통화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다르다.
불태화정책은 중앙은행 등의 외환시장 개입과 연관되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외환을 매입할 경우 그 반대급부로 원화 대금이 거래상대방에 지급되고 이에 따라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경우 중앙은행은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증가분을 회수(불태화)함으로써 통화량을 개입 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쉽게 이해하기
불태화정책은 해외에서 들어온 돈 때문에 국내에 풀린 원화가 불어날 때, 중앙은행이 그만큼을 다시 거둬들여 그 효과를 지우는 정책입니다. 영어 이름 sterilization이 '불임화'라는 뜻이듯, 들어온 돈이 통화량을 더 낳지 못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수출 대금이나 외국인 투자금은 달러로 들어오지만 국내에서 쓰려면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은행이 이렇게 사들인 달러를 다시 중앙은행에 넘기고 원화를 받아 가면, 중앙은행이 내준 원화만큼 본원통화가 늘어납니다.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이 직접 공급한 밑돈이라 은행 대출을 거치며 몇 배로 불어납니다. 시중에 돈이 넉넉해지면 금리가 내려가고 씀씀이가 늘어 물가가 오를 수 있어, 중앙은행이 정해 둔 방향과 어긋나게 됩니다.
가장 흔한 장면은 중앙은행이 직접 달러를 사들일 때입니다. 원화 값이 너무 빨리 오르는 것을 막으려 달러를 사면, 그 값으로 치른 원화가 시중에 풀립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통화안정증권 같은 채권을 팔아 풀린 원화를 다시 빨아들입니다. 환율 쪽 효과는 남기고 통화량은 개입 전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쓰는 도구는 평소 통화정책과 다르지 않습니다. 채권을 사고팔거나 은행이 의무로 쌓아 두는 돈의 비율을 바꾸는 것은 금리를 조절할 때도 쓰는 방법입니다. 차이는 겨냥하는 대상에 있습니다. 경기에 맞춰 돈의 양을 새로 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 밀려든 몫만 덜어내 이미 정한 통화정책 기조를 지키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이 원화 강세를 늦추려고 외환시장에서 10억 달러를 1달러에 1,350원씩 주고 사들이면, 판 쪽에 1조 3,500억 원이 지급되어 본원통화가 그만큼 늘어납니다. 같은 때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 1조 3,500억 원어치를 은행들에 팔면 그 대금이 한국은행으로 돌아와 본원통화는 개입 전 수준으로 돌아갑니다. 달러를 사들인 효과는 외환시장에 남지만 시중 통화량은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