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레버리징

Deleveraging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은 부채를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미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가계나 기업 등 개별 경제주체의 재무상태표에서 부채의 비중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차입하여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해 빚을 상환하고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레버리지(leverage)가 효과적인 투자기법이 된다. 그러나 경기가 불황일 때는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여 수익성이 낮아지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므로 부채를 상환, 정리, 감축하는 디레버리징이 더 큰 손실을 줄이는 투자기법이 된다.

디레버리징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는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디레버리징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간부문에게는 고통스러운 과정인데, 이는 자산을 할인가격에 매각하여 심각한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경제 전체의 디레버리징은 민간과 정부 등 여러 부문에서의 동시다발적인 부채 수준의 감축을 뜻한다. 통상 국민계정에서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의 하락으로 측정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에서 나타난 경제 전체의 디레버리징은 거시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종종 경기불황으로 이어졌다.

민간부문의 디레버리징을 상쇄하는 과정에서 정부부채가 증가하는 현상이 많은 나라에서 관찰되었다.

쉽게 이해하기

디레버리징은 빚을 갚아 자기 돈에 비해 빌린 돈의 몫을 줄이는 일입니다. 빚을 지렛대(레버리지) 삼아 투자 규모를 키웠다면, 그 지렛대를 거둬들이는 과정입니다.

지렛대를 언제 쓰고 언제 거둘지는 이자와 수익의 차이로 정해집니다. 3%에 빌려 8%를 버는 곳에 넣으면 빌린 돈 1원마다 5%가 내 몫으로 남으니 빚이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런데 불황이 와서 수익이 1%로 떨어지고 이자가 5%로 오르면 빌린 돈 1원마다 4%씩 손해가 나므로, 빚이 많을수록 손실이 커집니다. 지렛대는 이익과 손실을 똑같이 키우기 때문입니다.

빚을 갚으려면 현금이 있어야 하므로, 가진 자산을 팔거나 새 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서 돈을 더 받아야(증자) 합니다. 문제는 불황에는 많은 곳이 동시에 자산을 내놓는다는 점입니다. 사려는 쪽보다 팔려는 쪽이 많으니 제값보다 싸게 넘겨야 하고, 그 손실이 자기 돈을 깎아 빚 비중이 생각만큼 내려가지 않기도 합니다.

한 가계나 기업이 빚을 줄이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지만, 모두가 한꺼번에 그러면 쓰는 돈이 줄어 남의 매출과 소득이 줄고 경기가 가라앉습니다. 경제 전체로는 빚 총액을 GDP와 견줘 보는데, 이 비율은 빚을 갚아서도 낮아지지만 GDP가 커져서도 낮아집니다. 2008년 위기 뒤 여러 나라에서 민간이 빚을 줄이며 줄어든 씀씀이를 정부가 돈을 빌려 메웠고, 그 결과 정부 빚이 늘었습니다.

예를 들면

자산 100억 원 가운데 자기 돈이 20억 원, 빚이 80억 원인 회사가 있습니다(빚 비중 80%). 장부가 30억 원인 자산을 급하게 24억 원에 팔아 빚을 갚으면 자산 70억 원, 빚 56억 원, 자기 돈 14억 원이 되어 빚 비중은 56 ÷ 70 = 80%로 그대로입니다. 할인 매각 손실 6억 원이 자기 돈을 깎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증자로 20억 원을 받아 빚을 갚으면 자산 100억 원, 빚 60억 원이 되어 빚 비중이 60%로 내려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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