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환율제도/자유변동환율제도
Fixed Exchange Rate System · Free Floating Exchange Rate System
환율제도는 고정환율제도(Fixed Exchange Rate System)와 자유변동환율제도(Free Floating Exchange Rate System)를 양극단으로 하여 이를 절충하는 다양한 형태로 분류될 수 있다. 고정환율제도는 환율을 정부나 중앙은행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제도이다.
반면 자유변동환율제도는 환율이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는 환율제도를 말한다. 고정환율제도는 환율 변동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거시경제정책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자본이동의 제약이 불가피하여 결과적으로 외화유동성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외불균형이 지속되거나 기초경제여건이 악화되면 환투기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자유변동환율제도에서는 자본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므로 외화유동성 확보가 용이하고 외부충격이 환율 변동에 의해 흡수됨으로써 거시경제정책의 자율적 수행이 수월한 장점이 있다.
다만 외환시장 규모가 작고 외부충격의 흡수 능력이 부족한 신흥국은 환율 변동성의 확대가 경제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어떤 환율제도를 채택하더라도 ① 통화정책의 자율성 ② 자유로운 자본이동 ③ 환율 안정 등 세 가지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이를 삼불원칙(impossible trinity 또는 trilemma)이라고 한다.
쉽게 이해하기
고정환율제도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환율을 정한 수준에 묶어 두는 제도이고, 자유변동환율제도는 외화를 사려는 쪽과 팔려는 쪽의 수요·공급에 맡겨 환율이 저절로 정해지게 하는 제도입니다. 실제 각국의 제도는 이 두 끝 사이 어딘가에서 둘을 절충한 형태가 많습니다.
어느 한쪽이 언제나 낫지 않은 까닭은 삼불원칙에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나라 사정에 맞춰 금리를 정하는 자율성, 돈이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 환율 안정, 이 셋을 한꺼번에 가질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을 묶어 둔 나라가 경기를 살리려고 금리를 내리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돈이 빠져나가고, 외화를 팔려는 쪽이 늘어 환율을 지키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환율을 고정하면서 통화정책도 제 뜻대로 펴려면 자본의 이동을 막아야 합니다.
고정환율제도의 장점은 환율이 출렁여 생기는 충격을 줄이고, 자본이동을 막는 대신 거시경제정책을 어느 정도 제 뜻대로 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가로 외화가 드나드는 길이 좁아져 외화가 모자라기 쉽습니다. 이때 경상수지 적자 같은 대외불균형이 이어지거나 경제의 기초체력이 나빠지면, 투기 세력은 정부가 정한 환율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리라 보고 그 나라 돈을 한꺼번에 팔아 치웁니다. 이것이 환투기공격입니다.
자유변동환율제도는 그 반대입니다. 자본이 자유롭게 오가니 외화를 구하기 쉽고, 바깥에서 충격이 오면 환율이 오르내리며 충격을 먼저 받아 내므로 정부와 중앙은행이 국내 사정에 맞춰 정책을 펴기 수월합니다. 다만 외환시장이 작고 충격을 흡수할 힘이 약한 신흥국에서는 환율이 크게 출렁이는 것 자체가 경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나라가 1달러를 자국 돈 1,000원에 고정해 두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이 나라 경제를 불안하게 보고 자국 돈을 팔아 달러로 바꾸려 하면, 중앙은행은 1,000원을 지키려고 가진 달러를 내다 팔아야 합니다. 보유한 달러가 300억 달러인데 달러를 사려는 주문이 그보다 많으면 결국 고정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변동환율제도라면 같은 상황에서 환율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며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줄고, 시장이 스스로 새 균형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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